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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과목 축소 대한수학회 성명서

관리자 hit 21310 date 2023-03-07

 

대한수학회 성명서
-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학 과목 축소는 대학교육의 기반 붕괴와 과학·기술의 국가경쟁력 약화로 직결된다 -

 

대한수학회(회장 박종일)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학 과목 축소를 우려하여 다음과 같이 성명서를 발표했다.

작년 12월에 고시된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르면 수학·과학계의 지속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 수학 과목 중 미적분, 기하 과목이 일반선택 과목에서 제외되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기하 과목을 일반선택으로부터 제외시킨 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기하를 실제로 1년간 퇴출시켰던 과거의 전례를 볼 때,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작업에서 미적분, 기하 과목이 제외될 것이라는 수학·과학계에 팽배한 예상은 단순한 우려의 차원을 넘어 매우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상황이다.

교육과정 개정 때마다 이루어졌던 수학 과목 학습 내용의 축소는 학습 부담 경감’, ‘학습 시간 감소’, ‘사교육 약화라는 당초 목표했던 순기능은 전혀 달성하지 못한 채, 이공계열 학과로 진학하는 학생들의 학력 저하라는 부작용만 초래하였음은 여러 조사 및 연구를 통해 이미 확인되었다. 이제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미적분, 기하 과목이 제외된다면 많은 지식의 습득이 필요한 시기에 있는 고등학생에게 새로운 내용의 공부보다는 기초 수준의 내용을 이리저리 변형한 문제 풀이에 불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들일 것을 국가가 강요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대학입시를 위한 단순한 줄 세우기 수단밖에 되지 않음을 의미하며 대학이 원하는 방향도 결코 아니다. 결과적으로 단순한 학력 저하수준을 넘어 사고의 확장성 마비 및 대학교육과정과의 연결고리 붕괴 등, 학생들의 미래에 회복할 수 없는 매우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미적분와 기하를 제외시키는 것이 고등학생들이 대학에서 수학할 능력을 갖추었는지를 확인하는 본연의 목적에 잘 부합하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미 지금도 대학 이공계 과목의 가장 기본적인 언어인 미적분과 기하를 고등학교에서 제대로 학습하지 못한 채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기초 수준의 강의조차 수강할 능력을 갖추지 못해 대학에서의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사회과학 영역인 경영, 경제, 사회학, 심리학 등의 분야에서도 기본적인 통계학 지식을 학부 수준에서 다루기 때문에 그 근간이 되는 데이터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미적분과 기하적 소양은 더 우선적이고 중요한 요소이다. 이와 같이 대학의 거의 모든 전공에서 고등학교의 기초적 수리 영역에 대한 학습이 충분히 이루어졌을 때 다양한 수리 연계 전공의 이해도가 높아지며, 융합 전공의 증가로 문, 이과의 경계가 사라져가는 현 시대 대학생의 역량이 강화될 수 있다.

현재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에서 선택과목으로 지정되어 있는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2015 개정 이전에는 이공계열에 시험에 모두 포함되었던 내용임을 상기해 볼 때, 만일 미적분기하가 대학수학능력시험 과목으로부터 제외된다면 2015 개정 교육과정이 표명했던 ·이과 통합이 결국 이과 해체와 다름 아니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는 현 정부에서 강조하는 과학·기술 혁신 정책에 역행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국가경쟁력 약화에 직결되는 재앙적인 상황을 초래할 것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대한수학회에서는 미적분기하를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 과목 범위에서 제외하려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반대한다. 아울러 현재 확률과 통계, 미적분(2022 개정 미적분), 기하 과목 중 하나만을 선택하도록 지정되어 있어 이공계열 신입생들의 학력 저하를 초래하고 있는 현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의 개편도 함께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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